취미(기타)

킬도저(?)사건...

conceptreader 2010. 8. 16. 11:10



사람들은 사회에 불만이 있어도 욕을 하거나, 조금 심하면 물건을 부수는 정도에 그치고 맙니다. 일부 사람들은 차를 타고 건물로 돌진하는 경우도 있지요. 하지만 대부분 충동적으로 일을 저지르고 후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총기난사 사건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Marvin Heemeyer라는 사람의 매우 독특하고도 안타까운 방법으로 자신의 분노를 표출시켰습니다.

1951 년생인 Heemeyer씨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었습니다. 좋은 사람, 사귈만한 사람이라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그는 작은 마을에서 용접공을 하며 살아가던 사람이었습니다. 문제의 시작은 그가 소유하고 있던 땅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생긴 시멘트 제조 회사와의 마찰이었습니다. 그의 작업장에 인접한 곳에 시멘트 제조 공장이 들어섰고, 그에 관해 Heemeyer씨는 분쟁 소송을 했지만 마을 의회와 정부 측은 공장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어느날 그는 자신의 사업체를 정리하고 6개월간 잠적합니다. 그리고 그 6개월이라는 시간동안 자신의 분노를 표출시킬 무기를 만들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Killdozer입니다.

용 접공이라는 직업적 특성을 이용해 그는 Komatsu D355A라는 불도저를 개조합니다. 겉면을 철판으로 감싸고 일부에는 시멘트를 코팅하여 외부 공격으로 부터 방어합니다. 또한 온보드 카메라를 이용, 조종석에서 전방위를 볼 수 있게 만들었으며 무장도 갖추는데 .50 바렛 M82 저격총과 9mm Kel-Tec P-11, .357 리볼버 등으로 중무장하였습니다. 혹시나 있을 가스 공격에 대비하여 밀폐식 조종석을 만들고, 에어콘을 비롯한 각종 편의장비와 장기간 내부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물과 식량도 구비했습니다.


그 리고 2004년 6월 4일 자신의 작업장을 부수고 밖으로 Killdozer를 몰고 나오게 됩니다. 자신의 손을 들어주지 않은 마을 의회와 정부 그리고 시멘트 공장에 복수하기 위한 그의 행진은 총을 난사하고 무차별 건물을 박살낸느 것으로 시작하였습니다. 그는 대략 7백만달러 정도의 재산상의 피해를 일으켰는데, 놀랍게도 그 과정에서 아무도 죽거나 다친 사람은 없었습니다. SWAT팀은 플래쉬 뱅을 터뜨리고 사격을 가해 그를 멈추려고 했으나 총알을 팅겨내는 킬도저를 막을 수 없었지요. 하지만 결국은 그 킬도저는 파괴된 건물에서 지하실 턱에 차량이 걸려 엔진이 멈추게 됩니다. 차량 안으로 진입하려던 SWAT 대원은 내부에서 들려온 한방의 총성을 들었습니다. Heemeyer씨가 차량 내부에서 자신의 .357 권총으로 자살을 하였던 것입니다. 이후 12시간에 걸친 해체작업 끝에 Heemeyer씨의 사체를 Killdozer에서 꺼낼 수 있었다고.

이 사건으로 다른 피해자가 없다는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6개월이라는 기간동안 그렇게 준비하였을 그는 과연 어떤 심정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자신의 손을 들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누구도 그의 주장을 들어주지 않으며, 자신의 힘으로, 그것이 폭력적인 것일지라도 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게 만든... 스스로의 머리에 총을 겨누며 범죄자로서 생을 마친 그를 생각하면 조금 안타까운 생각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