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4. 6. 07:51
[아이엠리치]미국의 공인재무분석사(CFA) 겸 재무위험관리사(FRM)인 데이비드 하퍼는 '오마하의 현인' 워렌 퍼펫의 투자 방법에 대해 설명하면서 금융 지표와 재무 수단을 활용해 가치투자를 어떻게 실현시키는지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가치투자의 대부' 벤자민 그레이엄을 두고 젊은 시절 '자신의 85%가 벤자민 그레이엄'이라고 털어 놓았던 워렌 버펫은 미래 수익을 결정짓는 주식의 정당한 내재 가치에 대한 관심이 누구보다도 높은 가치투자가이다.
버펫은 주당 수익(EPS ; 세금 공제 후 수익을 발행 주식 총수로 나눈 것)보다는 자기자본 이익률(ROE)에 주목한다. ROE는 레버리지(자본과 부채 비율)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주식 대비 수익으로 투자가치를 측정하는 방법보다 구체적인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자본에 근거한 수익 측정은 총자산이익률(ROA)이나 투하자본수익률(ROCE ; Return On Capital Employed)을 보면 된다. 분자식은 모든 투자자본에 대한 수익이며 분모식은 사업에 투자된 자본과 부채를 포함한다. 버펫은 이러한 지표를 통해 레버리지를 따로 검토하는 대신 낮은 레버리지의 기업을 선호하면서 높은 수익률을 추구한다.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방법 중 하나인 현금흐름할인법(DCF ; discounted cashflow)은 미래의 영업활동을 통해 기대되는 순현금흐름을 일정한 비율로 할인하는 것으로 사용되는 현금흐름에 따라 FCFE(주주잉여현금흐름할인 ; free cashflows to equity)와 FCFF(기업잉여현금흐름할인 ; free cashflows to firm) 모형이 있다.
그가 말하는 '소유자의 이익'은 본질적으로 주식보유자가 사용 가능한 현금흐름이며 기술적으로는 FCFE이다. 이는 주주가 기대하는 현금흐름으로서 매출에서 모든 비용과 세금 그리고 이자와 부채원금상환액을 차감한 후의 잔여 현금흐름을 자기자본비용으로 할인한다.
버펫은 FCFE에 대해 순수입에 감가상각(유형고정자산)과 가격상각(무형고정자산)을 더하고 자본지출(CAPX)을 뺀 뒤 필요한 추가 운전자본을 더 뺀 것으로 정의한다. 자기 나름의 독특한 정의 방식에 대해 이견을 다는 투자자들도 있지만, 이런 등식은 주주의 주식비용을 공제하기 전에 EVA(경제적 부가가치 ; Economic Value Added)를 산출해 내는데 유효하다.
EVA는 영업이익에서 세금과 비용(법인세, 금융, 자본비용)을 제외한 금액으로서 투자 자본을 제외하고 실제 이익을 나타내는 지표다.
네이버 용어사전에 따르면 "EVA는 현금흐름의 유입을 경영활동의 목표로 삼아 기존 사업의 구조조정과 신규사업의 선택 그리고 업무 흐름을 재구축해 기업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경영기법이다. 회계상 공포된 세후영업이익에서 자본비용을 차감한 잔액인 EVA는 현금흐름의 현재가치에 의한 투자수익이 자본비용을 초과하는 크기의 합계로 계산된다. 이때 자본비용이란 주주, 채권자 등 투자자가 제공한 자본에 대한 비용이며, 외부차입에 의한 타인 자본비용과 주주 등의 이해관계자가 제공한 자기 자본비용의 가중평균값을 말한다"고 설명한다.
버펫은 궁극적으로 '소유자의 이익'이란 주주들에게 현금을 창출해 주는 경영자의 역량과 회사의 능력을 말하는 것으로 본다.
또 '기업의 일정 이익잉여금(내부유보) 달러 한장 한장에 할당된 1달러의 시장 가치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통해 '1달러 전제(one-dollar premise)'를 피력한다. 이는 투자자본에 대한 시장 가치의 비율로서 '부가시장가치(MVA)'와 매우 유사성을 띤다.
'1달러 전제'는 기회 비용의 관점에서 기업이 투자자의 금액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것인데, 내부유보금 만큼 기업의 시장가치도 가까운 미래에 높아져야 이익을 합리적으로 재투자했다고 판단한다.
이처럼 버펫은 기업의 내재가치를 측정하기 위해 미래의 소유자 이익을 산출해서 현재로 할인하는 방법을 쓰는데 이는 '채권 수익률 계산법'과 비슷하다.
데이비드 하퍼는 "버펫의 투자방법은 시대 변화와 함께 나날이 변화해 가는 시장 상황에 따라 응용하고 새롭게 해석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프랜차이즈 밸류(franchise value)'는 충성 고객층이 두터워 시장 지배력이 높아 진입 장벽이 높거나 상품성 높은 특허와 같은 기술력을 보유해 불황기에도 안정적인 매출을 꾸준히 올릴 수 있는 기업에 장기투자하는 가치투자의 판단 요건이다.
하지만 무형 자산이 프랜차이즈 밸류를 결정짓는 주요 요인이 되기도 하고, 산업 간 경계의 벽이 무뎌져 이종복합산업이 생기거나, 역사를 관통하는 일관된 이론과 모델을 찾기 어려워진 현실을 충분히 감안해서 버펫의 투자방법을 연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엠리치 뉴스콘텐츠 신디케이트 리포터 노상욱]

Posted by conceptreader